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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하루가 유난히 빨리 끝나는 느낌이 든다. 해가 짧아지고, 저녁이 빨리 오고, 그만큼 혼자 있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나는 겨울밤이 되면 일부러 불을 조금만 켜둔다. 난방을 틀어놓고, 따뜻한 물을 옆에 두고, 아무 말 없이 책장을 넘기는 시간이 좋다.
책을 읽다가 멈춰 서게 되는 순간
얼마 전 그런 겨울밤에도 책을 읽고 있었다. 처음엔 그냥 습관처럼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는데 어느 문장에서 손이 멈췄다.
책 전체의 줄거리보다, 그 문장 하나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왜 그 문장이 마음에 걸렸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위로가 되는 문장도 아니었고, 대단히 멋진 말도 아니었다.
겨울이라서 더 남는 문장
아마 계절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겨울에는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린다.
여름이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문장이 겨울밤에는 천천히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소리가 적은 계절이라 그런지, 문장의 여운이 더 길게 남는다.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생각났다
그날은 결국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다. 읽는 걸 멈추고, 그 문장 하나만 계속 떠올렸다.
책을 다 읽는 것보다 그 문장이 내 하루와 겹쳐지는 느낌이 더 중요했다.
겨울밤에는 그런 순간이 종종 생긴다. 책보다 문장이, 문장보다 생각이 오래 남는 시간.
겨울 독서의 좋은 점
- 속도를 내지 않아도 된다
- 굳이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된다
- 문장 하나만 남아도 충분하다
겨울에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어울린다. 그래서 책도, 조금 느리게 읽는 게 좋다.
올겨울에도 아마 이런 밤이 몇 번 더 있을 것 같다. 책보다 오래 남는 문장을 조용히 곱씹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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